2016년 4월 4일 월요일

벤저민 그레이엄(1894~1976)

몇 년 전 거의 80세에 가까운 벤 그레이엄이 친구에게 매일 "바보 같은 일, 창조적인 일 그리고 관대한 일"을 하고 싶다는 소회를 밝혔다.
언뜻 별나 보이는 그 말은 설교조나 잘난 체하는 어조를 피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그의 습관을 잘 나타낸다. 그의 아이디어는 강력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은 항상 정중하다.
독자들은 그의 업적을 창조성의 기준으로 평가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어떤 원칙의 창시자가 살아 있는 동안 그의 업적이 후배들에게 금방 잠식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무질서하고 혼란한 행동에 체계와 질서를 가져다준 이 책은 발간된 지 40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증권분석 분야에서 경쟁이 될 만한 것조차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책이 발간된 후 수주일이나 수개월 만에 바보가 되기 십상인 이 분야에서 벤의 투자이론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경박한 지적 사고체계를 파괴하는 금융 태풍하에서도 그 가치는 강화되고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건전성에 대한 그의 조언은 추종자들에게 항상 보답을 하고 있다. 심지어 번지르르한 이론이나 유행을 따르는 전문가들보다 타고난 재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도 말이다.
놀라운 점은 벤이 전공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인데도 한 가지 목적에만 노력을 집중하는 지적 능력의 편협함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제한이 없는 지적인 광대함에 의해 그러한 결과를 얻을 뿐이다. 나는 그보다 지적 범위가 넓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새로운 지식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 그것을 연관이 없어 보이는 문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능력은 어떤 분야에 대해서라도 생각하는 기쁨을 주었다.
그러나 세 번째 특성인 관대함이야말로 그가 성공한 이유이다. 나에게 벤은 스승이자 고용주이자 친구였다. 각각의 관계에서(그의 모든 제자, 고용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한계가 없고 조건도 없는 아이디어, 시간, 마음에 대한 관대함이 있었다. 명확한 사고가 필요할 때 벤만큼 좋은 상대가 없었다. 격려나 자문이 필요하면 거기에 벤이 있었다.
월터 리프만 Walter Lippmann은 다른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나무를 심는 사람을 노래했는데, 벤이 그런 사람이었다.

- 워렌 버핏, 파이낸셜 애널리스트 저널, 1976년 11월~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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