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일 일요일

고평가주의 공매도와 도박사의 오류

H&R 블록사의 주식이 명백하게 고평가된 상황에서도 35%나 상승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분석가나 투자자 모두 아무리 고평가되어 있어도 우량한 회사에 대한 공매도에 있어서(말이나 행동 어느 쪽에서나)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 그레이엄은 독자들에게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의 형태로 경고한다. 그것은 투자자가 고평가된 주식은 순전히 고평가되었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동전 던지기에서 9번 연속해서 뒷면이 나온 뒤에도 열 번째에 앞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지 않은 것처럼, 고평가된 주식(또는 시장전체)은 놀라울 정도로 장기간에 걸쳐 고평가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매도나 주가하락에 도박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에게는 너무 위험한 일이다.

- 벤저민 그레이엄, 현명한 투자자, p.543
그레이엄의 투자는 제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사서 제가치에 맞게 팔아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반대로 제가치에 비해 고평가된 주식을 비싸게 팔고 싸게 사서 수익을 낼 수는 없을까? 방법을 찾아보니 기관의 공매도와는 조금 다르지만 개인은 주식대주거래를 통해 60일동안 공매도 거래가 가능했다.

고민을 하면서 '현명한 투자자'를 읽는데 저 부분이 나왔다. 18장에서는 8쌍의 기업비교를 진행하는데, H&R 블록사는 소득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었다. 1969년에 이미 PER 108배, PBR 29배로 이미 고평가되어 있었지만 그 이후에 주가가 35%나 상승했다는 것이다.

얼마전에 개봉한 '빅숏'도 공매도 얘기를 한다. 마이클 베리(michale burry,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함) 미국 모기지 파생상품 시장의 몰락을 가장 먼저 예상했다. 하지만 2005년 초에 이것을 예측했지만 실제 시장은 2008년에야 몰락했다. 그동안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힘들긴 했겠지만 그럴 여유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개인은 대주거래 60일 안에 자기가 선택한 주식이 떨어지기를 바래야 한다.

그레이엄의 말과 마이클 베리의 예를 살펴보니 이것은 개인이 몸담글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베리만큼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능력, 여유가 될 때까지는 공매도에 대한 호기심을 접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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